윌 : 린디스님,
무사하신가요！？
린 : 윌？
갑자기 왜 그래？
윌 : 저도 일단은
키아란 기사단의 일원이니까요.
주군은 제대로
지킬 겁니다.
린 : 그렇구나, 고마워.
윌이야말로 다친 데는 없어？
윌 : 저라면 괜찮습니다！
린 : 윌, 왠지
성에 있을 때보다도 기운차 보이네.
이유가 뭐야？
윌 :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
저, 이런 여행은
왠지 두근두근거리거든요.
처음 보는 것들을
잔뜩 만날 수 있으니까요！
린 : 그러고 보니 윌은
페레 출신이라고 했었지.
...페레는 어떤 곳이야？
엘리우드네 집안이 다스리는 영지라면
평화로운 느낌이려나...？
윌 : 네. 좋은 곳이에요.
바다가 가까워서 바람에 희미하게
파도 향기가 섞여 있고...
오늘따라 그립네요.
린 : 부모님은 잘 지내고 계셔？
제대로 연락하고 있지？
윌 : 네？ 어ー 그게...
...안 하고 있어요.
린 : ！！ 그럼 안 되지！
당장 편지 써서 보내！
이건 명령이야！！
윌 : ...받는 분, 아버지랑
어머니께.
두 분이라면
어치피 건강하실 테고...
아냐, 첫머리가 이러면
안 되는데... 으ー음...
린 : 윌？ 아까부터
뭘 끙끙거리고 있는 거야？
윌 : 우왓！
윌 : 리, 리, 린디스님！！
린 : 뭐야, 난 괴물이 아니라고！
그것보다 편지는
제대로 썼어？
윌 : 지, 지금 막
열심히 쓰고 있...
린 : 윌！
윌 : 으악！ 그치만
어쩔 수 없잖아요！
5년이나 안 돌아간 집에
편지라니, 어떻게 써야 할지...
린 : 5년이나 안 돌아간 거야！？
윌 : 네,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...
린 : 하지만 베른에서 만났을 때는
고향에 돌아가는 중이었다고 했잖아！
윌 : 으ー음... 꽤나 예리한
지적이네요.
린 : 윌！！
윌 : ...딱히 상관없잖아요！
제가 안 돌아가도 그 두 분이라면
아무렇지도 않아 할걸요.
린 : ...진심으로 하는 소리야？
윌 : 네？
린 : 이제 됐어.
...잔소리해서
미안해.
윌 : 린디스님...？
윌 : 린디스님,
편지 말인데요...
린 : ...이제 됐다고 했잖아.
윌 : 죄, 죄송했습니다！！
저, 린디스님의
부모님에 대해 몰랐어서...
심한 말을 해버렸어요.
...정말로, 죄송합니다！！
린 : ......
윌 : ...저, 말 안 하고 있었지만
실은 가출한 거예요.
5년 전에... 친구랑 둘이서요.
그 녀석이랑 저한텐...
한바탕 크게 성공해서
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자...라는,
꿈이 있었죠.
하지만 세상 일은 그렇게
호락호락하지 않아서...
그 녀석은 한 달만에
고향으로 돌아갔어요.
린 : ......
윌 : 그때 저는 그 녀석을 보고...
엄청 추하다고 생각했거든요.
도중에 포기하고 돌아가다니,
그런 볼썽사나운 짓을
스스로 할 수 있겠냐면서요...
...저는 그 뒤로 몇 년을
갈팡질팡하다가... 끝에는
베른까지 가 봤지만...
결국,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요.
그걸 가족한테 알리는 게 겁이 나서
편지 하나도 제대로 못 쓰고...
진짜로 추한 사람은
...저였어요.
린 : ...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니？
적어도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
깨달은 것 자체로도 대단한 거야.
윌 : 린디스님...
린 : 있지, 윌.
세인이 자주 그러더라.
「윌 녀석, 구두쇠라서
１골드도 안 빌려줘요」
「그렇게 악착같이 아껴서
어디다 쓰려는 걸까요」라고...
윌 : ......
린 : 켄트한테선 이렇게 들었어.
「윌은 누구보다도 열심히
저의 지도에 귀를 기울입니다」
「빨리 어엿한 기사가 돼서...
기쁘게 해주고 싶은 상대가
있는 것 같던데요...」라고.
윌 : ......
린 : 네 성에 찰 때까지
키아란 기사단에 있어.
린 : 그치만 있지, 나중에 받을 수 있는
산더미 같은 돈보다,
훌륭해진 자식의 모습을
보는 것보다...
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...
무사하단 소식이 담긴 편지에
부모님께서 훨씬 기뻐하실 거라 생각해.
윌 : 린디스님, 저...
...오늘 밤에는
꼭 편지를 쓸게요.
린 : 응.
윌...
미안해, 엄하게 말해서.
윌 : 무슨 말씀이신가요！
저, ...린디스님께는
얼굴을 못 들 것 같은 기분이에요.
린 : ...편지만 써서는 안 돼.
제대로 돌아가서 얼굴 비춰.
윌 : 네！ 반드시 그럴게요...！！